보양식에 대한 고찰-임순례 감독님

보양식에 대한 고찰-임순례 감독님 

제목 : 보양식에 대한 고찰-임순례 감독님


게시글 : [부일시론] 보양식에 대한 고찰
/임순례 영화감독·영산대 영화영상학부 교수

뚜렷한 사계절과 지혜로운 조상을 둔 덕에 아마 우리나라처럼 다양하고도 섬세한 음식문화를 가진 나라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빠듯한 살림살이 가운데서도 각 명절과 절기를 기하여 다양한 음식상을 차려내곤 했는데,대보름 오곡밥이나 부럼,동지 팥죽,단오나 유두절 혹은 칠석날의 떡들 하며 삼짓날의 화전은 얼마나 자연친화적이고 아름다운 음식이던가?

우리 민족은 세시음식을 통해 자연에 감사하고,공동체의 결속도 다지는 동시에,그 계절에 가장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지혜로운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세시 음식을 포함한 우리의 전통음식 중에서 사실 고기가 주재료인 음식은 그 가짓수가 많지 않다. 고기를 쉽게 구하기 힘든 여건이어서 그런것도 있지만 한국인의 신체구조와 기후 및 심성에 채식문화가 가장 어울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자연친화적인 정신세계를 가진 우리 민족은,완전채식까지는 아니더라도,제철에 나는 곡류와 야채 및 산채를 주재료로,소박하면서도 담백한 음식을 만들었을 뿐 미각을 감각적으로 만족시켜주는 기름진 음식은 자제해 왔던 겸허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계절음식 중에 유독 여름나기 음식으로 육식인 삼계탕과 개장국을 먹어왔는데 이는 고단백과 고지방 음식이 별도로 없었던 시기의 고육지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을에 오래된 개를 하나 잡아 동네사람들이 함께 모여 더위와 힘든 농사일에 지친 마음과 몸을 달래거나 뒤뜰에 자유롭게 뛰어놀던 토종닭 하나 잡아 온식구가 영양을 보충하던 그런 모습에서는 동물체의 생명파괴에 대한 안타까움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현대에 있어서의 보양식의 의미는 어떠한가? 요즘 대부분의 한국인은 사계절 내내 영양과잉 상태이다. 일년내내 우리는 직장에서의 회식이나 가정내의 식생활 혹은 외식을 통해서 충분하고도 넘치는 육식을 하고 있지 않던가? 게다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다른 조건도 많이 생겼다.

에어컨과 선풍기,통풍 좋은 옷감들,혹사당하지 않는 육체들….

최근 우리의 식생활은 1년에 한두번 명절 때나 혹은 아주 특별한 날에만 고기를 먹던 예전에 비하면 엄청난 육류소비상승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60년대 한국인의 1인당 육류소비량이 3㎏ 내외였던 것에 비하면 2004년도 통계에 의하면,그 수치는 40여㎏에 육박하니 그 폭발적 증가세가 놀라울 뿐이다.

육식문화에 있어서 생각해 볼 문제 중 하나는 이들의 사육 환경이다. 좁디 좁은 철장 안에서 어미와 일찍부터 분리되어 각종 항생제를 맞으며 배설물이 가득찬 사육장에서 평생을(평생이라고 해봐야 육질이 가장 좋은 순간에 도살되므로 6개월 길게는 1년을 넘지 못한다) 살다가는 동물들을 생각한다면 육류소비에 대한 무절제함은 분명 재고해봐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인류의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육류소비가 비약적 증가세를 보임으로써 자연히 축산환경은 대규모화되고 있다. 이 공장형 농장에서 이들이 키워지는 환경은 인간과 어느 정도 비슷한 생존조건과 감정을 지닌 동물에 대한 아무런 배려가 없이 오직 생산성만이 중요 관건이 되고 있다.

사육될 때나 도살될 때 고통을 감하기 위한 아무런 배려도 받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하는 생명들의 육고기가 인간의 육신에 얼마만큼의 풍요로운 보양식이 될 것인가?

굳이 불교의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이 다른 동물에게 저지르는 비윤리적이고 탐욕적인 행위의 부정적인 결과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며칠 있으면 초복이다. 늘 그랬듯이 보신탕집과 삼계탕 집이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다. 올 여름 복날에는,과연 내가 영양이 부족한 상태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시원한 콩국수나 들깨국수 한 그릇으로 담백하게 땀을 식혀보심은 어떠하신지….
/ 입력시간: 2005. 07.11. 11:27


게시자 : NULL; 여우언니


게시일자 : 2005-07-12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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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보양식에 대한 고찰-임순례 감독님


게시글 : [부일시론] 보양식에 대한 고찰
/임순례 영화감독·영산대 영화영상학부 교수

뚜렷한 사계절과 지혜로운 조상을 둔 덕에 아마 우리나라처럼 다양하고도 섬세한 음식문화를 가진 나라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빠듯한 살림살이 가운데서도 각 명절과 절기를 기하여 다양한 음식상을 차려내곤 했는데,대보름 오곡밥이나 부럼,동지 팥죽,단오나 유두절 혹은 칠석날의 떡들 하며 삼짓날의 화전은 얼마나 자연친화적이고 아름다운 음식이던가?

우리 민족은 세시음식을 통해 자연에 감사하고,공동체의 결속도 다지는 동시에,그 계절에 가장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지혜로운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세시 음식을 포함한 우리의 전통음식 중에서 사실 고기가 주재료인 음식은 그 가짓수가 많지 않다. 고기를 쉽게 구하기 힘든 여건이어서 그런것도 있지만 한국인의 신체구조와 기후 및 심성에 채식문화가 가장 어울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자연친화적인 정신세계를 가진 우리 민족은,완전채식까지는 아니더라도,제철에 나는 곡류와 야채 및 산채를 주재료로,소박하면서도 담백한 음식을 만들었을 뿐 미각을 감각적으로 만족시켜주는 기름진 음식은 자제해 왔던 겸허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계절음식 중에 유독 여름나기 음식으로 육식인 삼계탕과 개장국을 먹어왔는데 이는 고단백과 고지방 음식이 별도로 없었던 시기의 고육지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을에 오래된 개를 하나 잡아 동네사람들이 함께 모여 더위와 힘든 농사일에 지친 마음과 몸을 달래거나 뒤뜰에 자유롭게 뛰어놀던 토종닭 하나 잡아 온식구가 영양을 보충하던 그런 모습에서는 동물체의 생명파괴에 대한 안타까움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현대에 있어서의 보양식의 의미는 어떠한가? 요즘 대부분의 한국인은 사계절 내내 영양과잉 상태이다. 일년내내 우리는 직장에서의 회식이나 가정내의 식생활 혹은 외식을 통해서 충분하고도 넘치는 육식을 하고 있지 않던가? 게다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다른 조건도 많이 생겼다.

에어컨과 선풍기,통풍 좋은 옷감들,혹사당하지 않는 육체들….

최근 우리의 식생활은 1년에 한두번 명절 때나 혹은 아주 특별한 날에만 고기를 먹던 예전에 비하면 엄청난 육류소비상승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60년대 한국인의 1인당 육류소비량이 3㎏ 내외였던 것에 비하면 2004년도 통계에 의하면,그 수치는 40여㎏에 육박하니 그 폭발적 증가세가 놀라울 뿐이다.

육식문화에 있어서 생각해 볼 문제 중 하나는 이들의 사육 환경이다. 좁디 좁은 철장 안에서 어미와 일찍부터 분리되어 각종 항생제를 맞으며 배설물이 가득찬 사육장에서 평생을(평생이라고 해봐야 육질이 가장 좋은 순간에 도살되므로 6개월 길게는 1년을 넘지 못한다) 살다가는 동물들을 생각한다면 육류소비에 대한 무절제함은 분명 재고해봐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인류의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육류소비가 비약적 증가세를 보임으로써 자연히 축산환경은 대규모화되고 있다. 이 공장형 농장에서 이들이 키워지는 환경은 인간과 어느 정도 비슷한 생존조건과 감정을 지닌 동물에 대한 아무런 배려가 없이 오직 생산성만이 중요 관건이 되고 있다.

사육될 때나 도살될 때 고통을 감하기 위한 아무런 배려도 받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하는 생명들의 육고기가 인간의 육신에 얼마만큼의 풍요로운 보양식이 될 것인가?

굳이 불교의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이 다른 동물에게 저지르는 비윤리적이고 탐욕적인 행위의 부정적인 결과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며칠 있으면 초복이다. 늘 그랬듯이 보신탕집과 삼계탕 집이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다. 올 여름 복날에는,과연 내가 영양이 부족한 상태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시원한 콩국수나 들깨국수 한 그릇으로 담백하게 땀을 식혀보심은 어떠하신지….
/ 입력시간: 2005. 07.11. 11:27


게시자 : NULL; 여우언니


게시일자 : 2005-07-12 9:34